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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하나 더하기 하나도 하나.- 임현택

작성자
담당자
작성일
2015.09.21
첨부파일0
추천수
0
조회수
35
내용

 

하나 더하기 하나도 하나.- 임현택

 

가뭄임에도 변덕스런 날이다. 거동이 불편하신 어르신을 방문하여 어르신들의 고충과 격려와

위로를 위하여 방문상담을 하는 날이다. 아침 내내 따갑게 내리쬐던 햇볕이 금 새 사라지는가

싶더니 어둠이 내리는 냥 흐릿해진 하늘이 금방이라도 눈물방울이 쏟아질 아이얼굴처럼 울상이

다. 검게 물드는 창문 밖 날씨가 신경이 써지는지 어르신은 엉덩이를 밀며 현관 쪽으로 이동하

신다. 점점 흐릿해지자 어르신은 우리들의 노인장기요양 복지상담보다는 밖에 계신 이쁜이 할

머니의 안부가 더 궁금하신 모양이시다.

 

대문안쪽에 조곤조곤 움직이는 소리가 들리는가 싶더니 이내 부선하게 움직이는 소리와 함께

꿍꽝 거린다. 아마도 빗방울이 떨어지기 전에 아침나절에 모아둔 파지를 정리하느라 아수라장

인 모양이다. 푹 눌러쓴 모자는 얼굴조차 보이질 않는다. 어르신은 당신 상담보다는 외려 밖에

계시는 이쁜이 할머니한테 온 신경을 쓰시느라 대답도 건성건성 더 몸 달아 하신다.

 

어르신은 관절염이 심하여 일어서질 못해 일상생활을 실내에서 보내며 또한 천식으로 인해 숨이 턱

까지 차올라 많이 움직이질 못하고 계신다. 거동이 어려워 휠체어 도움을 받아 볼일을 보시며 독거

생활로 주변사람들의 도움 없이는 일상생활을 못하고 계신 분이시다. 오전에는 방문요양소비스를

받고 계신다. 불편한 몸으로 화장실이라도 가시려면 한쪽 팔을 짚고 엉덩이를 밀고 겨우겨우 안전손

잡이를 잡고 변기에 앉는다. 몇 발자국도 안 되는 거리를 여름날 땀 흘리듯 흘리며 어렵게 이동을 하

고 계신다. 하루일과 중 겨우 오전만 방문서비스케어를 받고 계시다보니 나머지일과 대부분의 도움

을 밖에 계시는 이쁜이 할머니가 수족이 되어 움직이고 계신 것이었다. 말이 이쁜이 할머니이지 그

분 또한 머리가 허연 할머니이시다. 아무런 연관도 없는 그저 이웃일 뿐인데 황혼 길에 서로 만나 빛

과 그림자처럼 서로 위로해주고 위로받는 한 몸으로 생활을 하고 계신 것이다.

 

어르신은 세상일에 만성이 되었음에도 불구하고 자신의 몸 상태와 처지를 한탄하며 우울감에 몸살

을 앓는 날이면 눈치 빠르게 위로해 드리고, 누군가가 어르신을 무시하는 발언이나 행동을 하면 물

불을 가리지 않고 자기일인 냥 잘못을 깨우쳐 뉘우치도록 이쁜이 할머니는 바로 응징을 한다. 모두

가 귀찮아하고 못 본 척 눈감아버리는 세상. 이런저런 이유로 가족들도 휠체어를 태우고 산책하는

횟수는 물론 발길도 줄어들고 있는 현실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세상을 읽어주고 담아주는 눈과

귀, 할머니의 분신 같은 짝궁 이쁜이 할머니, 어르신의 애칭이며 어르신의 분신이다.

 

언젠가 언론에 한국농어촌공사 원주지사에서 ‘짝꿍바라기운동’이라는 가사가 있었다. ‘짝을 맺은 동

료를 감싸고 챙기듯 바라보자’라는 뜻으로 매월 초 직원이 한 자리에 모여 추첨함에 들어 있는 이름

표를 뽑아 비밀 짝꿍을 선정하게 한다. 자신이 뽑은 짝꿍을 비밀로 하여 짝꿍이 눈치 채지 못하게 한

달간 비밀 짝꿍에게 관심을 가져주고 챙겨주며 도와주고 마음을 나누는 것이다. 짝궁의 장점만을 찾

아 추천함에 적어두고, 한 달 후 한자리에 모여 장점이 적은 편지를 낭독을 한다고 한다. 이렇게 ‘짝

꿍바라기운동’은 서로 존중하고 칭찬하면서 좋은 관계유지로 긍정적인 마인드로 행복한 조직문화가

자연스레 만들어지게 된다고 내용이었다.

 

이웃사랑으로 연결고리가 맺어진 이쁜이 할머니와 어르신, 서로 신체기능유지증진은 물론 정서지

원을 함으로써 희망을 안고 같은 곳을 바라보는 아름다운 황혼이었다. 뉘엿뉘엿 넘어가는 석양의 긴

그림자, 황혼을 향해 달음질치는 나이지만 두 손을 잡고 쉬엄쉬엄 걸어갈 짝궁바라기가 있으니 노년

의 길이 아름다운 황금빛 길인 것이다.

 

충청타임즈 -  칼럼   生의 한가운데  

 

임현택 (사회복지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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